AI 1인 창업은 어디까지 혼자인가: Formula Bot의 월 4만 달러 구조
Formula Bot의 성공담에는 AI 1인 창업가가 보고 싶어 하는 숫자가 모두 들어 있다. 코드를 쓰지 못했던 창업자 한 명, 주말에 만든 제품, 사용자 100만 명, 연 환산 매출 50만 달러. 2025년 공개된 월 매출은 4만2,000달러를 넘었다.
이 숫자만 이어 붙이면 결론은 간단하다. AI와 노코드를 사용하면 이제 한 사람이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개발하고, 100만 명에게 서비스하면서 월 4만 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창업자 David Bressler는 Bubble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문장을 남겼다.
“한 사람 회사이지만, 한 사람 회사가 아니기도 하다.”
Formula Bot에는 직원이 한 명뿐이다. 동시에 외부 에이전시의 전담 개발자 두 명이 매주 제품을 개발한다. 그렇다면 이 사업은 1인 기업인가, 작은 팀인가. 이 질문은 말꼬리를 잡는 일이 아니다. AI 1인 창업을 복제하려는 사람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비용을 예상해야 하는지를 완전히 바꾼다.
시작은 정말 혼자였다
Bressler는 마케팅 분석과 데이터 분야에서 15년가량 일했다. 개발자는 아니었지만 Excel을 매일 사용했고, 동료들이 수식을 물어보면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2022년 둘째 아이의 출산휴가 중 OpenAI Playground를 사용하다가 자연어를 Excel 수식으로 바꾸는 제품을 떠올렸다.
첫 버전은 입력창과 버튼, 결과창이 전부였다. 사용자가 “A열의 합계를 구해줘”라고 쓰면 API 한 번을 호출해 수식을 돌려주는 구조였다. Bubble로 만든 이 제품에는 로그인도, 결제도, 사용량 제한도 없었다. 그는 Excel 커뮤니티에 무료 도구를 올렸고, 글은 더 큰 Reddit 커뮤니티인 InternetIsBeautiful로 옮겨가 100만 회 이상 노출됐다. 다음 날에는 TikTok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제품의 완성도보다 중요한 것은 마찰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회원가입이 없었고, 돈을 내지 않아도 됐으며, 이름만 읽어도 무엇을 하는 제품인지 알 수 있었다. 당시 경쟁 제품 중에는 더 예쁘고 기능이 많은 제품도 있었지만 Formula Bot이 퍼졌다. Bressler는 그 차이를 제품명이 곧 검색어였다는 점, 무료로 즉시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 Reddit의 확산 경로를 먼저 탔다는 점에서 찾는다.
하지만 무료 사용자는 무료가 아니었다. 첫 몇 주 동안 OpenAI 비용 약 5,000달러가 발생했고, 몇 달 뒤 누적 적자는 1만 달러에 이르렀다. 무료·무제한이라는 유통 전략이 사람에게는 마찰을 없애는 동시에 사업자에게는 사용량만큼 비용을 청구했다.
무료 도구는 단계적으로 유료 제품이 됐다
Bressler는 처음부터 정교한 SaaS 가격표를 설계하지 않았다. 무료 도구가 퍼지는 동안 배너 광고와 Excel 교육 상품의 제휴 수수료로 비용을 메웠다. 이후 로그인을 붙이고, 무료 사용량을 제한하고, 월 2.99달러 구독을 도입했다. 기능이 늘어날 때마다 가격도 올렸다.
2023년 초 공개된 MRR은 1만4,000달러를 넘었고, 한 달 매출은 2만2,000~2만3,000달러까지 올라갔다. 2025년 인터뷰에서 그는 전년도 ARR이 약 50만 달러였고 월 매출이 4만2,000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당시 매출의 99.9%는 월 15~35달러 구독에서 나왔다.
이 숫자는 사업이 광고성 바이럴에서 반복 결제로 이동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사용자 100만 명”은 유료 고객 100만 명이 아니다. 공개된 100만 명은 누적 이메일 계정 수다. 무료 도구가 만든 거대한 상단 퍼널에서 소수의 반복 사용자가 돈을 내는 구조다. 초기 인터뷰에서도 무료 한도를 넘는 사용자는 전체의 약 3%로 설명됐다.
Formula Bot이 판 것은 AI 그 자체가 아니었다. Excel 수식을 몰라 검색하고, 문법을 고치고, 다시 붙여 넣는 시간을 줄였다. 이후 PDF와 스프레드시트 업로드, 차트, 데이터 정리, 감성 분석, Google Analytics와 데이터베이스 연결을 붙이며 제품을 ‘수식 생성기’에서 ‘대화형 데이터 분석가’로 넓혔다. 한 번 쓰고 떠날 수 있는 신기한 도구를 업무 흐름에 남는 구독으로 바꾸려는 확장이었다.
월 $5K에서 1인 회사의 경계가 바뀌었다
중요한 전환은 MRR 약 5,000달러에서 일어났다. Bressler는 Bubble 전문 에이전시 Zeroic을 고용했다. 2025년 기준 전담 Bubble 개발자 두 명이 Formula Bot에 주당 약 20시간을 투입했고, Make, AWS, Render 같은 미들웨어와 기술 작업의 대부분을 담당했다. Bressler는 간단한 개념증명을 만들고 제품 방향과 마케팅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법인 명부와 LinkedIn만 보면 직원은 창업자 한 명이다. 그러나 제품을 계속 작동시키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인간의 수를 세면 한 명이 아니다. Formula Bot은 소유권 기준으로는 1인 회사이고, 급여명부 기준으로는 직원 0명 회사이며, 운영 의존성 기준으로는 외부 개발팀을 가진 회사다.
AI 1인 창업을 평가할 때 이 세 가지 기준을 섞으면 안 된다. 직원 수만 세면 외주 노동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고, 창업자 수만 세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까지 한 명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복제할 수 있는 모델을 알려면 “몇 명을 고용했는가”보다 매주 누구의 노동이 없으면 이 사업이 멈추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Formula Bot을 가짜 1인 기업이라고 치워버리면 더 중요한 변화를 놓친다. 이 회사가 새롭게 만든 것은 무인 회사가 아니라, 창업자 한 명이 소유권과 방향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인간 노동만 회사 바깥에서 가변적으로 불러오는 구조다.
그 구조의 핵심은 사람을 없앤 데 있지 않고, 사람을 관리하는 단위를 직무에서 결과로 바꾼 데 있다.
고정 조직이 가변 생산능력으로 바뀌었다
전통적인 작은 SaaS라면 개발자를 채용하고, 업무를 나누고, 성과를 평가하며, 제품 수요와 상관없이 매달 급여를 지급했을 것이다. Formula Bot은 그 자리에 Bubble, OpenAI, 클라우드 서비스와 외부 개발팀을 놓았다. 사용량이 적을 때는 도구 비용만 내고, 제품이 복잡해진 뒤에는 필요한 개발 시간을 구매했다.
이 구조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한다’는 자수성가 서사와 다르다. 창업자가 직접 한 일의 총량보다 어떤 판단을 내부에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Bressler는 고객이 어떤 데이터를 연결하려는지, 제품을 어느 방향으로 단순화할지, 어떤 무료 도구가 검색 유입을 만들지를 결정한다. 외부 개발자는 그 판단을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현한다.
회사의 경계가 사람을 고용했는가에서 결정권을 어디에 두었는가로 이동한 셈이다. 제품 전략과 고객 이해는 내부에 남고, 구현 능력은 필요할 때 조달된다. 이때 창업자는 만능 작업자가 아니라 매우 작은 조직의 제품 책임자이자 자본 배분자가 된다.
그러나 외주를 쓰면 자동으로 가벼운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요구사항이 불명확하면 외부팀의 시간이 늘고, 제품 지식이 에이전시에 축적되면 교체 비용이 커지며, 장애가 발생했을 때 책임 경계가 흐려진다. 직원 수가 0이어도 의사소통 비용과 핵심 인력 의존성은 남는다. 급여가 송장으로 바뀌었을 뿐 관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AI는 제품 노동을 줄였지만 제품 회사를 없애지는 않았다
초기 Formula Bot은 흔히 말하는 AI 래퍼에 가까웠다. 사용자 입력을 받아 프롬프트와 함께 API에 보내고 결과를 보여줬다. 이 수준에서는 비개발자 한 명도 며칠 만에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가라는 약속을 지키려면 파일을 저장하고, 큰 데이터를 처리하고, Python 코드를 실행하고, 외부 데이터 소스를 연결하고, 오류를 복구하며, 고객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 실제 스택은 Bubble과 OpenAI에서 AWS S3, Render와 GitHub, n8n, Gemini로 넓어졌다. Bressler는 앱의 no-code 비중이 100%에서 약 70%로 내려갔고 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no-code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다. no-code는 시장 진입 시간을 줄여 선점 기회를 샀다. 제품이 성장한 뒤에는 그때 얻은 매출로 코드와 전문 인력을 조달했다. 처음부터 확장 가능한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Reddit의 짧은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 반대로 초기 구조를 끝까지 고집했다면 100만 계정의 파일과 데이터 연결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여기서 복제할 것은 특정 도구가 아니다. 불확실성이 큰 단계에서는 속도를 사고, 수요가 확인된 단계에서는 신뢰성과 생산능력을 산다는 투자 순서다. MVP의 기술 부채는 무조건 피해야 할 실패가 아니라, 시장의 시간을 사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 빚일 수 있다. 다만 매출이 생긴 뒤에도 갚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전략이 아니라 방치가 된다.
바이럴은 사건이었고, 검색은 자산이 됐다
Formula Bot을 월 4만 달러까지 만든 유통도 하나의 채널로 설명되지 않는다. Reddit과 TikTok은 첫 폭발을 만들었다. 하지만 Bressler가 공개한 트래픽은 2023년 중반부터 2024년 말까지 정체됐다. 신기함이 사라지자 무료 입소문도 멈췄다.
그 뒤 성장을 다시 만든 것은 무료 도구를 이용한 SEO, 제한적인 Google 광고, 유료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다. PDF to Excel 변환기, SQL 쿼리 생성기, Excel 수식 생성기처럼 핵심 제품과 가까운 무료 도구가 검색 방문을 받았다. 여러 화면에 흩어진 기능을 하나의 채팅 인터페이스로 합치고 버튼과 섹션을 약 30% 줄인 뒤 전환율이 45% 개선됐다고도 밝혔다.
초기 바이럴은 복제하기 어렵지만 이 두 번째 단계는 비교적 복제 가능하다. 고객이 결과 직전에 검색하는 작은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그 도구의 다음 작업을 유료 제품이 이어받게 한다. 무료 도구마다 별도 사업을 만들지 않고 하나의 제품으로 수요를 모은다. 그리고 기능을 늘린 뒤에는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보여주는 대신 한 인터페이스에서 더 많은 일을 끝내게 한다.
반대로 2022년의 Reddit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Bressler 자신도 지금 같은 글을 올리면 홍보로 삭제될 것이며, 자연어로 수식을 만드는 기능은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고 말한다. Formula Bot의 경쟁우위는 ‘AI를 썼다’가 아니라 AI가 아직 낯설 때 카테고리 이름과 유통 경로를 먼저 차지한 시간이었다.
복제해야 할 것은 제품이 아니라 전환의 순서다
Formula Bot을 복제해 또 하나의 수식 생성기를 만드는 것은 늦었다. 대신 그 사업이 지나온 전환은 다른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직업인이 반복해서 겪는 작고 명확한 문제를 잡았다. 그다음 가장 얇은 제품으로 실제 사용을 만들었다. 무료와 무가입으로 공유 마찰을 낮췄고, 비용이 폭발하자 로그인과 한도, 결제를 순서대로 붙였다. 단일 기능이 반복 결제를 얻자 더 넓은 업무 흐름으로 확장했다. 창업자의 시간이 제품 구현에 묶이기 시작하자 고정 조직을 만들기 전에 외부 생산능력을 샀다. 마지막으로 바이럴이 멈추자 검색과 유료 유통을 운영 자산으로 만들었다.
이 순서에서 어느 단계도 영구적인 정답은 아니었다. 무료 무제한은 출시에는 맞았지만 운영에는 틀렸다. no-code는 선점에는 맞았지만 확장에는 부족해졌다. 혼자 만드는 방식은 검증에는 맞았지만 제품 범위가 커지자 병목이 됐다. Formula Bot의 강점은 처음부터 완벽한 모델을 찾은 데 있지 않고, 단계가 바뀔 때 이전의 성공 공식을 버린 데 있다.
따라서 Formula Bot을 ‘한 사람이 AI로 월 4만 달러를 번 사례’라고 부르면 가장 실용적인 교훈이 사라진다. 더 정확한 설명은 이렇다. 한 사람이 시장과 소유권을 장악하고, AI와 no-code로 진입 시간을 줄였으며, 검증 뒤에는 외부 개발팀을 붙여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AI 1인 창업의 새로운 단위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적은 수의 결정권자가 소프트웨어, 모델, 외부 전문가를 조합해 큰 결과를 통제하는 회사다. 직원 수는 작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노동과 운영 책임까지 사라졌다고 믿는 순간, 성공담은 플레이북이 아니라 착시가 된다.
주요 출처: David Bressler의 Starter Story 인터뷰와 Indie Hackers 인터뷰, Bubble의 Formula Bot 사례 연구, 2022년 Hacker News 출시 기록. 사용자 수, 매출, 전환율, 비용은 창업자 및 관련 업체가 공개한 자기보고이며 독립 감사된 재무 수치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Bubble 사례의 ‘2023년 출산휴가’ 표기는 창업자의 2023년 인터뷰에 나온 2022년 5월 출산휴가 및 2022년 9월 출시 기록과 충돌해 본문에서는 더 이른 당사자 기록을 채택했습니다. Semrush 한국 데이터베이스 2026-07-23 조회에서 제목 축으로 사용한 ‘1 인 창업’은 월 검색량 320, KD 9였고 ‘AI 창업’은 월 검색량 260, KD 8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