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논쟁에서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생명을 센다

벤담은 고통을, 리건은 개체의 권리를, 레오폴드는 생태공동체를 센다. 길고양이 관리가 충돌하는 이유를 서로 다른 도덕적 장부에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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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논쟁에서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생명을 센다

길고양이 논쟁은 자주 사랑의 크기를 겨루는 싸움이 된다. 고양이를 걱정하면 야생동물을 외면한 사람으로 몰리고, 새를 걱정하면 고양이를 미워하는 사람으로 몰린다. 정작 양쪽이 무엇을 생명으로 세고 있는지는 뒤로 밀린다.

새덕후의 영상 「고양이, 이젠 결단을 내려야합니다」은 이 대립을 가장 거친 결론까지 밀어붙인다. 보호소와 입양에는 수용 한계가 있고 TNR만으로 개체 수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등록제와 실내 사육을 시행하고 국가가 길고양이를 포획해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출발점은 가볍지 않다. 2023년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전 세계 연구 종합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의 먹이로 확인된 종을 2,084종으로 집계했다. 그중 347종은 보전 우려종이었다. 연구진은 섬에서 고양이에게 먹히는 보전 우려종의 수가 대륙보다 세 배 많다고 보고했다.

고양이가 야생동물을 사냥한다는 사실에서 곧바로 어떤 관리 정책이 옳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 사실은 피해의 크기를 보여주지만, 누구의 손실을 먼저 셀지는 정해주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장부를 펼친다.

벤담과 싱어는 고통의 총량을 센다

벤담이 동물을 도덕적으로 고려하는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이성이나 언어가 아니라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였다.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도 고통을 겪는 존재의 이해관계를 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장부에는 포획돼 죽는 고양이만 올라가지 않는다. 고양이에게 물려 죽는 새와 파충류, 부모를 잃는 새끼, 질병과 굶주림 속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도 함께 올라간다. 고양이 한 마리의 눈에 보이는 죽음만 세고 야생동물의 반복되는 죽음을 빼면 계산이 편파적이다. 반대로 생태계라는 말로 고양이가 겪는 공포와 고통을 0으로 처리해도 같은 오류가 생긴다.

공리주의가 살처분을 자동 승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방법이 실제로 개체 수와 야생동물 피해를 줄이는지, 포획 과정의 고통은 얼마나 되는지, 제거 뒤 다른 개체가 유입되는지까지 비교해야 한다. 총고통이 줄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결론도 따라온다.

리건은 한 마리를 통계로 지우지 않는다

톰 리건은 동물을 쾌락과 고통을 담는 그릇으로만 보지 않았다. 기억하고 기대하며 자신에게 중요한 삶을 경험하는 ‘삶의 주체’에게는 고유한 가치가 있다고 봤다. 이 관점에서 죄 없는 고양이를 생태계 복원의 수단으로 죽이는 일은 총합 계산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

특히 길고양이 문제의 상당 부분을 유기, 방목, 미등록 번식처럼 인간의 행동이 만들었다면 반론은 더 강해진다. 인간이 만든 위험의 비용을 고양이의 죽음으로 정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등록과 유기 방지, 실내 사육, 입양과 번식 차단을 충분히 시행하지 않은 국가가 먼저 살처분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도 묻게 된다.

레오폴드는 한 종이 아니라 공동체를 본다

알도 레오폴드의 대지 윤리는 도덕 공동체의 범위를 흙, 물, 식물, 동물까지 넓힌다. 판단 단위도 개체 하나에서 생태공동체의 온전성과 안정성으로 이동한다. 인간이 데려온 포식자가 섬의 토착종을 사라지게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도 중립이 아니다.

이 관점은 영상의 결론에 가장 가까이 선다. 제거되는 고양이의 수보다 그 개입이 생태공동체의 회복에 기여하는지를 본다. 다만 레오폴드의 원칙을 “생태계를 위해 개체는 언제든 희생할 수 있다”로 줄이면 곤란하다. 알도 레오폴드 재단의 해설도 대지 윤리를 개체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함께 담는 윤리로 설명한다.

같은 피해 자료를 보고도 결론이 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자가 다른 생명을 빼먹어서가 아니라, 다른 단위를 도덕적 장부의 첫 줄에 올려놓는다. 그렇다면 국가는 무엇을 세어야 하는가.

국가는 세 장부 중 하나만 고를 수 없다. 개체의 고통만 세면 멸종과 서식지 붕괴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손실이 사라지고, 생태계만 세면 실제로 포획되고 죽는 동물이 숫자로 납작해진다. 인간의 책임을 빼면 유기와 방목을 방치한 채 가장 약한 개체에게 비용을 넘기게 된다.

요나스는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을 먼저 본다

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는 현재의 행동이 먼 미래의 생명 조건까지 바꿀 만큼 강해졌다는 데서 출발한다.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관계에는 힘의 비대칭이 있다. 우리는 미래의 선택지를 줄일 수 있지만, 미래의 존재는 지금 우리의 결정을 고칠 수 없다.

이 관점에서 종의 소멸은 특별한 무게를 가진다. 관리 정책은 바꿀 수 있지만 멸종은 되돌리기 어렵다. 피해가 확인된 보전 핵심 지역에서 완전한 확실성을 기다리는 것도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예방 원칙은 백지수표가 아니다. “생태계에 위험할 수 있다”는 문장만으로 전국의 길고양이를 하나의 방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지역별 개체 수, 유입 경로, 사냥 피해, 번식률, 대안의 효과를 측정하고 개입 뒤 결과를 다시 공개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행동의 이유라면, 같은 불확실성은 개입 범위를 제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푸코는 누가 죽일 권한을 갖는지 묻는다

푸코의 생명정치에서 현대 국가는 개별 사건만 처벌하지 않는다. 통계와 행정 지식을 이용해 인구를 분류하고 출생, 질병, 이동, 죽음을 관리한다. 길고양이가 몇 마리인지 세고, 반려동물과 유기동물과 야생화된 개체를 나누고, 특정 지역의 개체군을 제거하는 일도 이런 통치 기술의 일부다.

이 시선은 관리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대신 분류와 수치가 어떻게 정당성을 만드는지 추적한다. 어떤 고양이는 집 안에서 보호받고 어떤 고양이는 위치와 소유관계 때문에 제거 대상이 된다. 어느 부처가 어떤 근거로 개체를 분류하며, 누가 피해와 성공을 측정하는지 공개되지 않으면 ‘과학적 관리’는 책임 주체를 숨기는 말이 될 수 있다.

영상이 개인의 사적 포획보다 국가의 공식 정책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서 중요해진다. 공권력이 맡는다고 윤리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법적 기준, 포획 방식, 지역 범위, 사후 평가와 이의제기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 개인의 혐오와 생태 관리가 뒤섞이지 않게 만드는 장치도 필요하다.

TNR의 효과는 구호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다

TNR을 두고 “효과가 있다”와 “효과가 없다”만 반복하면 정책 조건이 사라진다. 관련 연구는 장기간 지속되는 높은 중성화율, 새 개체의 유입 통제, 새끼의 입양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조건을 얼마나 충족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엄격한 개체 수 추적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TNR의 한계를 말하는 것과 살처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같은 문장이 아니다. 보전 가치가 높은 섬과 도심 주거지는 위험과 목표가 다르다. 한쪽에는 신속한 제거가 필요할 수 있고, 다른 쪽에는 유입 차단과 집중 중성화, 입양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정책은 동물의 이름보다 장소의 생태와 관리 가능성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도덕적 정책은 무엇을 셌는지 공개한다

길고양이 관리가 정당하려면 세 가지 결과가 함께 보여야 한다. 고양이의 고통을 가능한 한 낮췄는가. 토착 야생동물의 피해를 실제로 줄였는가. 유기와 방목, 무등록 번식처럼 인간이 계속 만드는 유입 경로를 막았는가.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포획만 하고 유입을 막지 않으면 같은 장소에 다시 개체가 채워진다. TNR만 하고 야생동물 피해를 측정하지 않으면 중성화된 포식자가 계속 사냥할 수 있다. 생태계만 말하고 포획 과정의 고통을 감추면 과학은 잔혹함의 면허처럼 들린다.

철학자들은 하나의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정책이 숨긴 비용을 서로 다른 장부에서 찾아낸다. 벤담과 싱어는 모든 동물의 고통을, 리건은 죽게 될 개체의 고유한 삶을, 레오폴드는 토착 생태공동체를, 요나스는 미래에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을, 푸코는 그것을 분류하고 집행하는 권력을 보게 한다.

국가가 내려야 할 결단은 “고양이를 사랑할 것인가”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장 적은 고통으로 그 손실을 줄이는 조합이 무엇인지 증명하는 일이다. 제거가 필요한 지역이라면 범위와 근거, 방법과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지역이라면 유기와 방목부터 막고 비살상 관리가 효과를 내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주요 출처: Lepczyk 외, “A global synthesis and assessment of free-ranging domestic cat diet”;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의 The Moral Status of Animals, Environmental Ethics, Intergenerational Justice, Michel Foucault; Aldo Leopold Foundation의 Understanding the Land Ethic; TNR의 조건과 근거 한계를 다룬 Coe 외의 5년 추적 연구Boone의 관리 검토. 새덕후 영상은 논쟁과 논증을 발견한 출발점으로 사용했으며, 영상 속 수치나 정책 효능을 단독 사실 근거로 옮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