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없어도 되는 순간, 제품은 제도가 된다

후계자 한 명을 지명했다고 승계가 끝나지 않는다. 장기 리더가 없어도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의사결정자까지 만드는 순간 제품은 제도가 된다.

공유
리더가 없어도 되는 순간, 제품은 제도가 된다 — Zero Draft Lab 에세이 썸네일

좋은 리더는 언제 떠나야 할까. 성장이 멈췄을 때도, 지쳤을 때도 아니다. 자신이 없어도 조직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다.

PyTorch를 거의 8년간 이끈 Soumith Chintala는 2025년 11월 Meta와 PyTorch를 떠나며 그 판단 과정을 공개했다. 퇴사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기 리더 없이도 돌아가는 조직을 어떻게 판정하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그는 2024년 11월 딸의 출생과 맞물려 퇴장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2025년 8월, 육아휴직 후반부에 팀의 상태를 다시 봤다. 과거라면 자신에게 돌아왔을 사람, 기술, 제품, 조직 문제가 더 이상 역류하지 않았다. 팀은 문제를 해결했고, 제품의 서사를 일관되게 만들었으며, 그가 위험 신호로 보던 항목들을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았다.

이 장면에서 육아휴직은 휴식 이상의 역할을 했다. 리더가 회의에 없고 즉시 답을 주지 못하는 기간은 조직의 의존성을 드러내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된다. 평소에는 위임된 것처럼 보이던 판단이 실제로는 리더의 마지막 승인에 매여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Soumith에게는 실패한 전례도 있었다. 2020년 리더 자리에서 물러나 로보틱스 연구로 이동했지만, 핵심 리더들이 떠난 뒤 2022년 다시 돌아왔다. 당시 조직은 한 사람의 퇴장을 견디는 것처럼 보였어도 여러 핵심 인력의 이탈까지 흡수할 층이 부족했다.

이번에 그가 다르다고 본 이유는 후계자 한 명이 정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PyTorch의 가치와 문화를 전달하고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그 다음 후보층도 보였다. 승계의 단위가 한 명에서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것은 아직 성공의 증명이 아니다. 장기 리더가 떠난 뒤에도 기술 방향, 인재 유지, 제품 일관성이 오래 버틸지는 시간이 말해준다. 퇴사문은 조직의 복원력을 입증한 감사 보고서가 아니라, 떠나는 리더가 무엇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는지 보여주는 자기 기록이다.

그래도 여기에는 founder mode 논쟁이 놓치기 쉬운 마지막 단계가 있다. 초기에는 한 사람의 집요함이 제품의 기준을 만든다. 그러나 그 기준이 영원히 그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다면 제품은 성장해도 조직은 자라지 않는다.

문제가 리더에게 역류하는가

승계를 판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는 조직도나 직함이 아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최종적으로 누구의 책상으로 돌아오는가이다. 리더가 휴가 중인데도 결정이 멈추고, 사람들이 답을 기다리고, 복귀 뒤 모든 쟁점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면 권한은 아직 이전되지 않았다.

반대로 팀이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같은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조직은 한 단계 달라진다. 리더의 답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중요하게 여긴 가치로 새로운 답을 만든다. 문화는 구호가 아니라 부재 중에도 재현되는 판단 방식이다.

여기서 후계자 한 명에게 모든 것을 넘기는 방식은 취약하다. 한 사람이 떠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견고한 승계에는 복수의 의사결정자, 서로 다른 문제를 맡는 리더, 그리고 그 다음 층이 필요하다. 핵심은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판단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떠남은 founder mode의 반대가 아니다

창립기 리더십과 제도화는 서로 적이 아니다. 강한 리더가 직접 기준을 세우는 시기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리더십의 완성은 자신이 모든 결정을 계속 잘하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의 판단력을 여러 사람의 분산된 판단력으로 바꾸는 데 있다.

그래서 잘 떠나는 일은 단순한 은퇴가 아니다. 문제를 넘기고, 실패를 허용하고, 자신의 부재를 시험하고, 팀이 만든 다른 답을 받아들이는 긴 작업이다. 리더가 계속 없어서는 안 될 사람으로 남는다면 그는 제품을 만들었을 수는 있어도 제도를 만들지는 못했다.

제품이 프로젝트에서 제도가 되는 순간은 창립 리더의 취향이 영원히 보존될 때가 아니다. 그 사람이 없어도 핵심 가치로 문제를 풀고, 다음 의사결정자까지 만들어낼 때다.


주요 출처: Soumith Chintala, “Leaving Meta and PyTorch”, 2025년 11월 6일. 그는 PyTorch의 단독 창업자가 아니라 초기 핵심 구성원이자 장기 리더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조직이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판단은 저자의 평가이며, 퇴사 이후의 지속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