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전환율이 낮은 것이다

조직은 A급 인재를 찾는다고 말하지만, 초기 배치·코칭·가시성·재도전 기회로 누가 A급으로 보일지를 만든다. 인재 부족을 잠재력 전환율의 문제로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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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전환율이 낮은 것이다

같은 날 입사한 두 명의 제품 매니저가 있다. 한 사람은 핵심 제품 출시를 맡고, 노련한 리더에게 매주 피드백을 받으며, 경영진 앞에서 결과를 설명한다. 다른 사람은 요구사항이 계속 바뀌는 내부 도구를 넘겨받는다. 성공 기준도, 정기 피드백도, 실패했을 때 방어해줄 후원자도 없다.

여섯 달 뒤 첫 번째 사람은 ‘하이 퍼포머’, 두 번째 사람은 ‘실행력이 아쉬운 사람’으로 분류된다. 조직은 두 사람의 능력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동안 서로 다른 경로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평가표에서 빠진다.

조직은 인재를 선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인재로 보일지도 함께 만든다.

성과를 개인의 속성으로만 읽으면 시스템의 손실이 사라진다

2008년 PopTech에서 Malcolm Gladwell은 James Flynn의 개념을 빌려 ‘capitalization rate’를 설명했다. 어떤 집단에서 무언가를 해낼 잠재력이 있는 사람 가운데 실제로 그 일을 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관점이다. 여기서는 이를 ‘잠재력 전환율’이라고 부르자.

이 관점은 성공한 사람이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묻기 전에, 같은 가능성을 가진 사람 중 누가 기회·훈련·시간·안전망을 얻었는지 묻게 한다. Gladwell은 빈곤, 잘못 설계된 선발 규칙, 노력에 대한 문화적 해석이 이 전환율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책 Outliers도 성공을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가족·문화·세대·우연한 기회가 함께 만든 결과로 다룬다.

아이스하키의 생년월일 효과는 이 주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같은 연령대로 묶인 선수 중 기준일 직후에 태어난 아이는 몇 달 더 성장한 상태에서 선발된다. 코치는 성숙도의 차이를 재능으로 읽기 쉽고, 먼저 뽑힌 아이는 더 좋은 훈련과 더 많은 경기를 받는다. 작은 초기 차이가 실제 실력 차이로 자란 뒤에는 출발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 현상은 Gladwell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았다. 38개 연구와 253개 표본을 합친 2009년 메타분석은 스포츠에서 상대연령 효과가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전체 효과 크기는 작고 연령·경기 수준·종목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리했다. 규칙이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인 동시에, 생년월일 하나로 모든 성취를 설명해서도 안 된다는 경계다.

회사는 사람을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경로의 결합을 평가한다

이 논리를 직장으로 옮기는 순간부터는 이 글의 해석이다. 핵심 프로젝트, 좋은 관리자, 고객과의 직접 접촉, 빠른 피드백, 실패 뒤 재도전 기회는 조직 안에서 고르게 배분되지 않는다. 처음 받은 과제가 좋았던 사람은 성과를 보여줄 장면을 더 많이 얻고, 그 성과는 다음 기회를 받을 근거가 된다. 반대편에서는 낮은 가시성과 느린 피드백이 능력 부족의 증거로 축적된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없다”는 진단은 너무 빨리 채용시장으로 향한다. 채용 풀을 넓히기 전에 입사한 사람의 잠재력이 어디에서 새는지 봐야 한다. 배치에서 새는가, 피드백에서 새는가, 중요한 일을 맡기 전의 신뢰 심사에서 새는가, 한 번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할 기회에서 새는가. 인재 부족은 공급 문제가 아니라 낮은 전환율일 수 있다.

그 차이는 스타의 수보다 스타가 만들어진 경로에서 더 잘 드러난다.

전환율이 낮은 조직의 스타는 대개 비슷한 경로를 통과한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중요한 과제를 받고, 중요한 과제에서 만든 성과가 다시 좋은 평가를 보강한다. 성과로 기회를 배분한 뒤, 그 기회로 생긴 성과를 원래 능력의 증거로 읽는 순환이다.

이 순환이 언제나 부당한 것은 아니다. 자원은 한정돼 있고, 검증된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문제는 첫 신호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초기 순위를 장기 신분으로 굳힐 때 생긴다. 짧은 과제 하나, 특정 관리자와의 궁합, 우연히 좋은 고객을 만난 경험이 이후의 훈련량과 가시성까지 결정한다면 조직은 현재 성과와 미래 잠재력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재능도 노력도 사라지지 않는다

잠재력 전환율을 강조한다고 해서 개인차가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의도적 연습에 관한 2014년 메타분석은 연습이 성과에 중요하지만 설명력은 분야별로 크게 달랐다고 보고했다. 게임에서는 성과 차이의 26%, 음악은 21%, 스포츠는 18%를 설명했지만 전문직에서는 1% 미만이었다. 노력 하나로 결과를 환원하기 어렵고, 시스템 하나로 환원하기도 어렵다.

Gladwell의 강연을 “재능은 중요하지 않다”로 줄이면 다시 같은 오류에 빠진다. 개인의 능력만으로 성공을 설명하던 단순화를 환경만으로 설명하는 단순화로 바꾸는 셈이다. 더 유용한 해석은 관찰된 성과가 사람, 과제, 지원, 시간, 선발 규칙이 함께 만든 결과라는 것이다.

이 구분은 채용과 육성의 관계도 바꾼다. 늘 외부의 A급 인재를 사 와야만 성과가 나는 회사는 채용을 잘하는 회사일 수 있다. 동시에 내부의 평범한 잠재력을 성과로 바꾸는 능력이 약한 회사일 수도 있다. 반대로 누구나 같은 결과를 내게 만드는 것이 높은 전환율도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할 만큼 충분한 과제와 피드백을 받고, 초기 오판에서 회복할 경로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AI는 전환율을 자동으로 높이지 않는다

AI는 피드백과 연습의 단가를 낮춘다. 과거에는 관리자 한 명이 몇 사람에게만 줄 수 있던 초안 검토, 역할 연습, 데이터 정리, 반복 실험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모델과 자동화가 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소수에게만 집중되면 기존 순환은 더 빨라진다. 기술의 보급보다 누가 더 많은 시도와 더 빠른 피드백을 얻는지가 전환율을 결정한다.

새로운 A급 인재를 찾기 전에 지난 1년의 기회가 누구에게 흘렀는지 따라가야 한다. 중요한 고객, 좋은 관리자, 빠른 피드백, 실패 뒤 재시도 기회가 늘 같은 이름에 모였다면 현재의 인재 지도가 사람의 능력만 그린 것은 아니다. 그 경로를 그대로 둔 채 채용 풀만 넓히면 조직은 더 많은 잠재력을 같은 방식으로 잃는다.


주요 출처: PopTech, Malcolm Gladwell, Human potential (2008); Malcolm Gladwell, Outliers 공식 소개; Stephen Cobley 외, Annual age-grouping and athlete development (2009); Brooke Macnamara 외, Deliberate Practice and Performance (2014). 도입부의 제품 매니저와 직장 내 전환율 해석은 논지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사례와 이 글의 독립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