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쓰는 옵시디언은 쓰기 권한부터 나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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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쓰는 옵시디언은 쓰기 권한부터 나눠야 한다

노트가 쌓일수록 지식은 늘어나는데, 쓸 수 있는 생각은 줄어든다. 캡처한 문장과 회의 기록, 읽다 만 글, 음성 메모가 수천 개 남아 있어도 다음 판단에 불려오지 않으면 저장 공간만 차지한다.

chewa가 X에 올린 ‘스스로 쓰는 vault’에 관한 글은 이 문제를 여덟 개 규칙으로 푼다. 음성으로 생각을 잡고, 모든 입력을 하나의 inbox에 넣고, 아침에는 Claude가 분류와 백링크를 맡고, 일요일에는 한 주의 생각을 다시 합성한다. raw/에 들어간 원본은 건드리지 않는다.

글은 포르투의 33세 과학 저널 편집자가 8년간 모은 2,400개 마크다운 파일을 Claude에 연결한 뒤 오래 묵은 원고를 끝냈다는 사례로 시작한다. 다만 인물의 이름이나 vault, 결과물을 확인할 링크는 없다. 이 일화는 검증된 사례보다 문제를 설명하는 장면으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그래도 여덟 규칙이 짚은 병목은 정확하다. 사람은 생각을 저장하는 데서 지치지 않는다. 저장한 생각을 다시 읽고, 겹치는 내용을 합치고, 오래된 주장과 새 주장의 충돌을 표시하는 유지보수에서 지친다. 노트 앱을 바꾸고 폴더 체계를 새로 만들어도 이 노동은 사라지지 않는다.

검색은 과거를 찾지만 위키는 과거를 고친다

Andrej Karpathy가 공개한 LLM Wiki 패턴은 같은 문제를 검색보다 한 단계 앞에서 다룬다. 일반적인 RAG는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원문 조각을 찾아 답을 조립한다. 좋은 답을 얻어도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연결과 반론은 다음 질문을 위해 남지 않는다.

LLM Wiki에서는 에이전트가 원문과 사용자 사이에 영속적인 마크다운 위키를 만든다. 새 자료가 들어오면 요약 파일 하나를 추가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기존 개념 페이지를 고치고, 관련 인물과 프로젝트를 연결하고, 앞선 주장과 충돌하는 부분을 표시한다. 한 번 만든 연결이 다음 질문의 출발점이 된다.

이 구조에서 Obsidian은 화면이고 마크다운 파일은 재료다. 실제 제품은 에이전트가 계속 유지하는 지식층이다. 그래프가 예뻐 보이는지보다 지난달의 판단이 오늘의 자료 때문에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중요하다.

여기까지 보면 매일 아침 cron을 걸어두고 Claude에게 vault 전체를 맡기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 쓰는 vault의 품질은 실행 시각보다 쓰기 권한에서 갈린다. 에이전트가 모든 파일을 같은 권한으로 다루면 정리 속도만큼 원본 훼손과 오분류도 빨라진다.

원본을 보존해야 에이전트의 해석을 고칠 수 있다

음성 메모에는 말이 끊긴 자리와 당시의 감정,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의심이 남아 있다. 에이전트가 문장을 매끈하게 다듬는 순간 그 흔적은 쉽게 사라진다. 회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요약본에는 결론이 남지만, 누가 무엇을 확신하지 못했는지와 어떤 조건을 달았는지는 빠질 수 있다.

그래서 raw/를 보존한다는 규칙은 백업 습관보다 중요하다. 원본과 에이전트의 해석을 분리해야 요약이 틀렸을 때 돌아갈 근거가 생긴다. 같은 자료를 다음 모델이 다시 읽을 수도 있고,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던 문장이 2년 뒤 새로운 프로젝트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스스로 쓰는 vault는 에이전트가 자유롭게 쓰는 폴더가 아니다. 사람이 남긴 원본, 에이전트가 편집하는 지식, 둘 사이의 규칙을 서로 다른 층으로 나눈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에이전트에게 어느 층까지 맡겨야 할까?

허용 범위는 파일 형식보다 지식의 수명에 따라 나누는 편이 낫다. 오래 보존할 원본에는 쓰기 권한을 주지 않고, 계속 수정되어야 할 위키에는 넓은 편집 권한을 주며, 두 층을 연결하는 규칙은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고친다.

세 층을 섞으면 자동화가 기억을 오염시킨다

첫째 층은 불변 원본이다. 기사, 논문, 회의록, 음성 전사, 스크린샷, 데이터 파일이 들어간다. 에이전트는 읽고 인용할 수 있지만 덮어쓰거나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 잘못 들어온 파일도 삭제보다 상태 표시를 우선한다. 원본의 역할은 최신 설명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판정할 수 있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둘째 층은 에이전트가 유지하는 위키다. 인물, 회사, 개념, 프로젝트, 소스 요약, 여러 소스를 묶은 synthesis가 여기에 놓인다. 새 자료가 들어오면 관련 페이지를 함께 고치고, 출처를 링크하고, 모순을 표시한다. 사람이 매번 폴더를 고르는 수고는 줄어들지만 결과는 여전히 마크다운으로 읽고 비교할 수 있다.

셋째 층은 스키마다. CLAUDE.mdAGENTS.md 같은 파일에 폴더 구조, 페이지 형식, 출처 표기, 민감정보 규칙, 삭제와 승격 조건을 적는다. 이 문서는 프롬프트 모음보다 운영 계약에 가깝다. 에이전트가 반복해서 잘못 분류하면 지시 한 줄을 덧붙이는 데서 끝내지 않고 분류 기준과 검증 절차를 고쳐야 한다.

이 세 층은 무인 자동화의 범위도 결정한다. 새 원본을 발견하고 임시 요약을 만드는 일은 예약 실행에 맡길 수 있다. 기존 위키의 중요한 주장을 뒤집거나 여러 프로젝트의 허브를 합치는 일은 diff와 근거를 남긴 뒤 반영해야 한다. 원본 삭제, 민감정보 이동, 외부 발행은 별도 승인 밖으로 밀어낸다.

Karpathy도 ingest 과정에서 새 소스를 한 번에 하나씩 읽고, 무엇을 강조할지 사용자가 함께 정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적었다. 에이전트가 유지보수를 맡는다는 말은 사람이 판단에서 빠진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은 소스와 방향을 고르고, 에이전트는 요약·연결·모순 검출처럼 반복 비용이 큰 부분을 맡는다.

백링크 개수는 지식의 품질을 증명하지 못한다

chewa의 글은 새 노트마다 기존 노트 세 개, 그중 하나는 2년 이상 된 노트에 연결하라고 제안한다. 초기에는 고아 노트를 줄이는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할당량이 목표가 되면 에이전트는 의미가 약한 연결도 만들어낸다. 오래된 노트를 끼워 넣기 위해 주제보다 날짜를 먼저 보는 순간 그래프는 촘촘해져도 탐색 비용은 커진다.

연결에는 이유가 필요하다. 같은 개념을 보강하는지, 기존 주장을 반박하는지, 한 결정의 원인이거나 결과인지, 동일한 사람과 프로젝트를 다루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관계를 한 문장으로 적지 못하는 백링크는 숫자를 늘릴 뿐 다음 판단을 돕지 못한다.

그래프 밀도도 보조 지표로만 써야 한다. 연결 수가 늘었다는 사실은 활동량을 보여주지만, 오래된 오류가 고쳐졌는지와 중요한 질문에 더 빨리 답하게 됐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주간 lint에서 고아 페이지, 출처 없는 주장, 서로 충돌하는 페이지, 오래되어 폐기된 판단을 함께 확인해야 그래프가 의미를 가진다.

주간 합성은 노트 정리가 아니라 판단 기록이다

여덟 규칙 중 가장 실용적인 것은 일요일 synthesis다. 일주일치 노트를 다시 요약하는 문서가 아니라, 반복해서 등장한 문제와 바뀐 판단, 아직 닫히지 않은 질문을 한 파일에 모은다. 사람이 다시 읽을 가능성이 높은 산출물도 개별 캡처보다 이 합성본이다.

좋은 주간 synthesis에는 이번 주에 무엇을 많이 기록했는가보다 무엇이 달라졌는가가 남는다. 기존 가설을 뒤집은 새 근거, 서로 다른 프로젝트에서 반복된 병목,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은 약속, 다음 주에 확인해야 할 반례를 적는다. 일간 노트가 사건의 로그라면 주간 합성은 판단의 변경 이력이다.

새 세션에 vault 전체를 밀어 넣을 필요도 없다. 현재 목표, 최근 결정, 열린 질문, 관련 페이지를 가리키는 작은 index를 먼저 읽히고 필요할 때 원본으로 내려가면 된다. 긴 컨텍스트보다 최신 경로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아침 7시 cron을 만들 이유는 없다. 같은 ingest를 몇 차례 수동으로 돌려 분류 기준과 실패 형태를 확인하고, 결과를 되돌릴 수 있을 때 예약 실행으로 옮기면 된다. 자동화의 완료 기준도 “파일을 옮겼다”가 아니라 출처를 유지했고, 기존 주장과의 차이를 남겼고, 사람이 다음 판단에 쓸 수 있는 synthesis를 만들었다가 되어야 한다.

시작할 때 필요한 폴더는 많지 않다. 원본을 받는 곳, 에이전트가 쓰는 위키, 검토 전 결과를 두는 곳, 운영 규칙 한 파일이면 충분하다. 첫 주에는 에이전트가 쓴 내용을 매번 읽고 잘못된 연결을 지운다. 반복해서 맞는 분류만 자동화한다.

그렇게 만든 vault는 대신 생각해주는 두 번째 뇌가 아니다. 과거의 원문을 보존하고, 현재의 해석을 계속 고치며, 다음 판단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여주는 작업 기록이다. 에이전트에게 맡길 일은 기억 자체가 아니라 기억을 유지하는 노동이다.


주요 출처: chewa, The Self-Writing Vault: 8 Rules for Pointing Claude at Obsidian and Letting It Run Without You; Andrej Karpathy, LLM Wiki. 포르투 편집자 사례는 원문에 검증 가능한 식별자나 결과물 링크가 없어 도입 사례로만 다뤘습니다. 쓰기 권한을 지식의 수명에 따라 나누고, 백링크 할당량보다 관계의 이유를 기록하며, 무인 실행을 단계적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두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 글의 해석입니다.